김지선의 반추상 회화는 상상의 공간을 설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작가에게 그 공간은 사람들이 여행할 수 있는 공간이며 현실로부터 벗어나 휴식과 마음의 안식을 가져다주는 공간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평경이나 한 번에 인지 가능한 형태들에서 벗어나있는 표면은 결코 안으로 쉽게 들어갈 수 있는 열린 공간이라 할 수 없다. 게다가 평평한 물리적 실체로서의 조건 즉, 회화의 표면에만 집착하지 않고 알 수 없는 환영의 깊이를 같이하면서 모호함을 극대화 하고 있다. 색과 흘러내리는 물감의 물질성으로 표상된 텍스처의 표면, 그리고 그 모호함이 캔버스 안으로의 진입을 방해하고 있다. 막막함에 부딪힌 사람들에게서 발동하는 것은 호기심이다. 그로 인해 익숙하면서도 낯선 송간에 대한 복합적인 감각이 적용하게 되고 그러한 작용으로 스스로 상상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무한히 펼쳐진 상상의 공간, 그곳이 바로 작가가 말하는 파라다이스이다.